영숙이네집 :: '2018/10/14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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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는 숲속에 자리 잡고 있는 집이 있습니다. 이곳은 말 한 마리를 풀어

키우며 한가롭게 살고 있는 고수가 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택견 발걸음을 선보이며

활 쏘기 연습과 합기도, 유도, 아이키도 등 각종 무술을 섭렵한 박범남 씨가 살고

있습니다. 초야에 묻혀 살 것만 같은 이 남자는 도시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져

세 아이를 낳고 이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박범남 씨는 서부 영화를 보모 말에 대한 로망을 키웠다고 합니다. 말을 키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상무예를 접하게 되었고 이런 아빠 덕에 해민, 해랑이와

막내 해온이까지 말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마상무예 대회에 나가는

것이 꿈이라는 아빠.

 

 

범남 씨는 어린시절 이소룡 같은 무림 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산 속에 작은

토굴을 만들어 놓고 혼자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맨손 무술을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아내 주연 씨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강남여자입니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꿈꾸며

숲 해설사 일을 하면서 남편에게 빠져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반대로 살아온 시골

총각과 도시 여자는 원하는 삶이 같아 함께 살게 되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무예 고수인 남편은 가장으로 생활은 허당입니다. 돈이 없어도 무술만 할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삼남매를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가장의 책임감으로

주말이면 리버마켓에 나가 목공예를 만들어 팔고 주중에는 삼남매와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 주연 씨는 팍팍한 시골 살림이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자연 생활을 동경해서

시작했지만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한 때는 재래식 화장실과 세탁기도 없는 오지

마을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산에 정착한지 4년째 아직도

무예 연마에 빠진 남편 때문에 생활은 힘들지만 그대로 주연 씨는 열네 마리 길고양이

밥 챙기고 작은 텃밭을 꾸리며 소박한 살림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빨래를 할 때마다 하늘을 볼 수 있어 좋다는 아내와 자연을 벗 삼아 무술을 하는 것이

좋다는 남편. 특별한 가치관을 가진 부모님 덕에 삼남매는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뒷산에 밤을 주우러 다니는 아이들. 숲을 놀이터 삼아 아이들은 숩에 직접

아지트를 만들고 나무집에서 칡넝쿨로 밧줄을 만들고 버섯을 심어 키우며 삼남매는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년 10월이 되면 세계 무예대회가 열립니다. 올해는 속초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무예 가족은 이른 아침부터 훈련을 시작합니다.

막내 해온이는 작년부터 대회에 참가한 최연소 선수입니다. 아내는 힘든 훈련으로 지친

삼남매의 아침을 챙기고 남편의 경기복을 직접 만들어주며 뒷바라지를 합니다.

첫째 해민이의 중학교 중간고사 날과 겹친 대회, 열심히 준비한 해민이는 대회에 참가

할 수 있을까요.

대회당일, 화장하던 날씨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범남 씨는 말을

타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심판의 깃발 신호와 함께 출발선에 선 범남씨. 과연

무림 고수는 갈고 딱은 실력을 발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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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숙이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