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 자연인 한기수, 괴짜 화가의 꿈]
기찻길을 지나 밤송이가 가득한 가을 산길을 걷던 중, 산속에서 울려 퍼지는 기합 소리를 들은 승윤, 깊은 숲속에 자라 집은 무술 수련장에 길쭉한 나무 지팡이를 자유자제로 휘두르는 자연인 한기수 씨.
마치 무협 만화 주인공 같은 그를 따라 들어간 집에 직접 그린 만화와 그림이 가득한데 도사인 듯 만화가인 듯 정체를 모를 남자가 산속으로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 한기수 씨, 자신만의 그림으로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큰 꿈은 어린 시절 취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전학을 자주 다녔고 그래서 학교 친구들을 사귀기 힘들었습니다.
자연인의 친구가 되어 준 것은 바로 만화책으로 만화 속 주인공을 동경했고 그들을 통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곤 했습니다. 쓰다 남은 휴지 조각이나 버려진 담뱃갑 종이에 만화 또는 영화의 멋진 장면을 보고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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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가 되겠다는 꿈도 가졌지만 꿈을 펼칠 정도로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께 영화표 값 2원을 용돈으로 달라고 했다가 심하게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장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젊은 나이에 공장에 들어갔고 눈에 쇳물이 튀어 실명할 뻔하거나 손이 뻔한 위험을 겪으며 일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40세 나이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해서 지출을 했습니다. 모아둔 돈으로 만화 학원에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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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만화를 배운지 3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원화를 바탕으로 동화를 그리는 작업을 했고 유명한 만화가의 문화생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작품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을 직접 그려보니 내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이 꾸었습니다.
빈 캔과 흙으로 페트병을 산속 통나무집으로 재탄생시고 빈 도화지에 화려한 그림을 그려내는 만화가가 되기도 하고 숲속 수련장에 올라가 검술과 봉술로 무술 실력을 뽐내는 도사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