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철학자들 – 보련사 억새집 매월당 차 연구가 오동섭]
보련산에는 자연 속에서 억새를 엮어 매월당이라는 억새집을 짓고 김시습의 차 정신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오동섭 씨로 그는 매일 새벽 집 청소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당에 먼지 하나 없이 청소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까닭은 그에게 집은 자신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 속에서 초가집을 짓고 소박하게 살고 싶었던 꿈과 자신의 차 정신, 그리고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억새를 잇고 집을 둘러싼 돌담을 직접 쌓으며 그의 모든 노력이 억새 집에 녹아 있습니다.
그의 모습은 차에 자신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들어갈까 머리를 질끈 묶어 상투를 틀고 땀을 머리띠로 둘러막다 보니 조선 시대의 머슴처럼 보입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집의 주인은 따로 있는 듯한데 바로 억새 지붕 곳곳에 있는 새들입니다. 자신의 좋아 하는 집에 귀한 생명가지 함께해 더욱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오동섭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이 배고프다고 보챌 때 보리밥을 해 먹였던 시절을 당신의 봄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어려운 살림으로 6남매를 키운 어머니는 동섭 씨에게 산 같은 존재입니다.
치매에 걸린 노모와 함께 봄나들이에 나선 그는 예전 향기로운 봄꽃을 보면 차를 만들 생각부터 했지만 이제 봄 한철 아름다운 꽃을 피운 뒤 금방 사라지는 꽃이 눈물겨워 한 송이를 따기도 아까운 마음입니다.

시골에서 자랄 때 자연은 놀이터이자 자기만의 방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산에서 자신의 몸보다 더 큰 나무 짐을 날아야 했지만 솔바람 소리만 들으면 피로가 사라지고 마음까지 편해졌습니다.
도시 생활을 떠나 도망치 듯 찾은 산은 다시 그를 조건 없이 품어 주었습니다. 산야초를 내주며 먹고살게 해주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야생차를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신비로운 향기를 품은 차에 홀리듯 빠져든 그는 차 연구가가 되어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지금 4월은 야생 차나무에 우전이 돋아납니다. 우전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생명력으로 어떤 사람들은 우전을 따 차를 만든 뒤 비싼 값에 팔기도 하지만 동섭 씨는 차마 우전을 꺾을 수 없습니다.

오동섭 씨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차를 만들어왔습니다. 명차를 만들어 이름도 날리고 돈도 벌려는 욕심도 있었고 자신만의 차 향기로 사람들을 감탄시켜보겠다는 의욕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50이 넘고 나서는 차의 향기는 자신의 재주와 기술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준 향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매월당
전북 남원시 금지면 매촌길 47-34
010-6490-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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