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하동 지리산 산골마을 슈퍼 점방 부부]
경남 하동, 지리산 깊숙한 곳에 있는 산골마을에는 별난 슈퍼가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라면, 과자, 세제 등 슈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뿐 아니라 산나물, 담금주, 공예품, 구급약에 라면과 커피까지 끓여주고 있습니다.
산골에 유일한 가게인 인곳에는 산골사람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점방 주인인 김기수, 추일세 부부가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사노라면 하동 산골 슈퍼는 아래서 확인할 수 있어요”
아내는 점방 한쪽에 있는 주방에서 삼시세끼를 차려내느라 바빠게 일을하고 남편은 그저 빙긋빙긋 “악력이 부족해 밥솥을 못 연다”고 말하며 잡초 좀 베어달래도 꽃들에게 미안하다며 일을 미루고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맑고 순수한 눈빞에 끌려 결혼했지만 환갑이 넘도록 아이처럼 순사하다 못해 일관되게 철이 없는 줄 몰랐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부를 때 뚱땡아라고 부르는데 아내가 손도 크고 마음도 넉넉하다고 해서 부른다고 합니다.
슈퍼 사장인 자신이 진짜 슈퍼 스타라는 해맑은 남편과 그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를 남편으로 둔 까닭에 매일 도 닦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아내는 어쩌이 이곳 산골마을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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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신슈퍼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20
010-3735-9078
부부는 철마다 산에서 약초와 나물을 캐고 벌도 치고 농사도 짓고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산에 올라 취나물을 뜯고 가게 주변에 심어 놓은 오디와 앵두도 땁니다.
쉬자고 하면 한량이 될 수 있고 일하려 들면 하루해가 모라잔 것이 산골 삶으로 배낭 가득하게 나물을 뜯고서야 산을 내려오는 부부, 지리산 정수리에서투터 흘러내려온 집 앞 계곡에서 더위를 식힙니다.
여행 중에 우연하게 들렸던 이곳의 산세와 사람들의 순박한 정에 이끌려 보름 만에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산골에 정착한 부부, 2박3일의 짧은 여행이 인연이 돼 벌써 25년째 산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시인이자 찻집 사장이었고 옆 건물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오가다 부부가 되었습니다. 부부는 호기심이 생기면 못 참고 실행하는 성격으로 산골 점방 주인까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산골 생활이 싶지 않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부부는 산골에 적응해 만족감도 높습니다. 하지만 딱 하나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만은 남편입니다.
일어나자마자 창고에서 쌀 포대를 직접 옮겨 밥을 짓기 시작하는 아내, 차려주지 않으면 아예 굶는 남편이라 삼시세끼 밥 짓는 것은 항상 아내의 몫입니다. 며칠째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고 있어 남편에게 고쳐 달라고 했지만 남편은 병아리와 아침 인사를 하느라 대답이 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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