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 7인분 노비의 집, 여백]
교수이자 괴테 연구가인 전영애 교수는 자칭 5인분 노비였는데 최근에는 7인분 노비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5인분의 일을 해도 해야 할 일이 끝날 기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것도 여백의 땅이 3,200평 정도를 혼자 관리하며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어 넓은 땅에 크고 넓게 집을 지었겠지 생각할 수 있지만 본인은 개집만 한 방 하나면 만족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집만 한 방은 없고 대궐 같은 집뿐입니다.
넓은 땅을 혼자서 못 쓰겠다고 남들과 나눠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여백 서원에는 세 개의 정자가 있습니다. 첫 번째 여백서원의 시작이었던 “시정”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입니다. 두 칸짜리 정자 시정은 낮에 일하다가 쉬는 공간이자 방에는 불을 켜고 공부하는 곳입니다.
두 번째는 연못 뷰를 덤으로 볼 수 있는 “우정”입니다. 외국인 학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내부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는 주워 온 것으로 소박하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자아 냅니다.
마지막 “예정”은 이제 막 예술의 세계에 발을 들인 신인 작가들을 위한 갤러리입니다. “예정” 옆에는 태권도 합장을 하는 어린이도, 연극을 하는 대학생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괴테 극장이 있습니다. 설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 공간을 내주고 싶어 만든 것입니다.
어린이 도서관은 어린이 사서와 부사서도 있는데 언제든지 책을 읽고 책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혼자서 많은 공간을 관리하느라 5인분 노비에서 7인분 노비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은 여러 사람과 낭독회를 하고 괴테 극장에서 파우스트 공연을 즐기고 있습니다.
여백재를 짓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준 것도 많지만 받은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전영애 교수, 여백은 전영애 교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공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독일에서 강연이 끝나고 꼭 꿈을 이루다던 분의 마음과 누군가가 읽은 책 이름으로 통장 내역에 찍혀 있는 마음, 여기에 자원 봉사자분들의 마음이 모여 여백이라는 공간이 쌓였습니다.
괴테 연구가답게 괴테를 애정하는 공간도 있는데 지금은 괴테 1인 도서관, 괴테의 집을 완성했고 언젠가는 괴테 마을을 완성하는 것이 인생의 꿈이라는 전영애 교수의 여백재를 찾아가 봅니다.
■ 여백서원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가정긴골길 255-31
▲ 건축탐구 집 남해 스페인풍 집 스페니쉬 하우스 시인 수필가 건축주
▲ 건축탐구 집 횡성 통나무집 낭만 자연인의 집 은행원 팔각정 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