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 자연인 구자순, 고마워요 엄마]
마치 동화책에서나 본 듯한 풍경, 울창한 숲에 빨간 벽돌집을 하고 있는 곳에는 염소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평화로운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자연인 구자순 씨가 살고 있는 곳으로 염소와 닭을 친구로 삼고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으르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장사를 했던 자연인은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 항상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족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위안으로 일을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고등학생이었던 막내 딸이 쓰러진 것입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딸을 보며 모든 것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았던 자연인.
그렇게 원인도 모르고 병원에 다닌 것이 무려 7년, 모두가 포기하라고 했던 그때 그녀가 생각했던 것이 바로 산이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딸을 데리고 산으로 향한 엄마는 매일 아침 딸을 위해 기도하고 동의보감이 찢어질 때까지 읽으며 약초를 찾아 산을 헤맸습니다.
그런 노력이 통했던 것일까 움직이지도 못하던 딸은 산으로 들어온 뒤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산에서 산 지 10년 기적처럼 일어났던 막내딸은 조용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딸을 먼저 보내고 하나뿐인 남편마저 떠나보낸 뒤 그리움과 외로움을 털어버리고자 자연인은 더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삼을 키우고 몸에 좋은 약초를 챙기며 텃밭을 일구다 보면 허전한 마음은 어느새 자연이 준 행복으로 채워졌습니다.
딸과의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모두가 떠난 지금도 자연인이 산에 남아 있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함께한 벗이자 전부인 자연에서 다시 한 번 행복을 꿈꾸는 자연인 구자순 씨를 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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