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 백운산이 넓게 품은 도선국사마을은 마치 시간마저 머물러 있는 듯한 풍경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순심 씨(68세)는 오늘도 아궁이에 숯불을 피우며 아득한 옛 기억을 떠올립니다.
숯지게를 지고 산길을 내려가던 부모님의 뒷모습. 장터에서 숯을 팔고 돌아오시며 들고 오셨던 쌀, 간갈치, 그리고 굵은 소금 한 봉지.이 마을에서 쓰이던 숯은 그냥 숯이 아니었습니다.
광양 참숯불고기
백운산 자락에서 자란 참나무를 천천히 구워 만든 참숯은 단단하고 탄소 함유량이 높아, 한 번 불이 붙으면 오래도록 고른 열을 유지 됩니다.
그래서 광양 사람들은 이 숯을 귀하게 여겼고, 불을 피울 때도 고기를 굽는 순간에도 정성을 다했습니다.

기름기 많은 고기의 잡내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재료 본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그 덕에 광양 지역에서는 참숯을 이용한 다양한 구이 요리가 발달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광양 숯불고기’입니다.
얇게 썬 소고기를 달달한 간장 양념에 재운 뒤, 숯불 위에서 은은하게 구워낸 이 요리는 그야말로 불과 연기,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예술입니다.

조선시대, 광양으로 유배를 왔던 한 선비는 이 숯불고기의 맛을 보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한양으로 돌아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광양의 옛 지명인 ‘마로’를 따서,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 불렀을 정도입니다.
시장 골목 어귀나 동네 잔칫날 자주 등장하던 ‘숯불 닭구이’는 서민들의 소박한 별미였습니다.
참숯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닭고기의 향기는 아이들을 집 앞마당으로 불러 모았고, 어른들은 막걸리 한 사발을 들고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광양의 참숯구이는 단순히 ‘구운 고기’가 아니라 그 안에는 세대를 이어온 삶의 흔적과 산의 시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따뜻한 정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전기레인지와 인덕션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참숯을 고집합니다. 느리지만 진심을 담을 수 있는 불, 그리고 오래 기억에 남는 맛. 만약 진짜 숯불고기의 ‘맛’을 알고 싶다면, 광양으로 가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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