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네집 :: 인간극장 시인과 주방장 무한 시인 중국집 중화요리 낙지짬뽕 김경만 김을현 시인 기자 현경 사거리반점 짜장면집 중화요리집 위치 연락처 배달하는 시인 어머니 김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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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시인과 주방장]

전남 무안의 들녘 사이에 작고 허름한 중국집이 있습니다. 이곳 주인은 25년 경력의

김경만 씨입니다. 경만 씨는 혼자 요리 준비를 하고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까지 직접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집에는 뽀글머리 배달부로 일하는 김을현 씨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인연으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을현 씨는 무안 작은 중국집의 소문난 낙지짬뽕을 취재하기 위해서 방문을 했습니다.

넓은 들판 끝으로 펼쳐진 바다가 좋았고 무엇보다 소탈한 경만 씨가 이야기를

나눌수록 좋았고 그 후로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오랫동안

 글 쓰는 일을 해오던 을현 씨가 무한행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현경 사거리반점

전남 무안군 현경면 봉월로 109번지

061-452-0717

 

 

김을현 씨는 시인입니다. 2011년 등단하여 시산으로 1000여 편의 시를 쓰고 잡지사

기자로 꾸준하게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도시의 삶이 버겁게 느껴지며

자신의 한계치에 다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그럴 쯤 무안의 경만 씨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어렵게 허락을 구하고 올해 1월부터 중국집에서 일하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이 있는 광주로 가는데 가족들에게 한상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렇게 을현 씨는 중국집에서 배달하는 시인이 되었습니다. 경만 씨의 배려로

중국집 옆 창고를 시인의 작업실고 꾸몄습니다.

낮에는 중국집 배달을 하고 밤에는 시를 쓰는 올빼미 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을현 씨는 지난 봄에 보령 형님 댁에 살고 계시던 어머니(김기윤 95)를 모시고 왔습니다.

몇 달이라도 어머니오 함께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경만 씨가 받아준 것입니다.

경만 씨는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셔 형수님 손에서 자랐습니다. 스무 살, 고향을 떠나

결혼하고 두 딸도 낳았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살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여섯 살, 네 살 달을 혼자 키우며 여려운 시절을 버텨야했습니다. 그렇게 30녀 년을

도회지에서 힘들게 살며 지칠 무렵 7년 전 경만 씨는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맨발로 농사짓는 생활을 하면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재료와 무안 낙지를 이용해서 짬뽕을 만들기 시작하던 어느 날, 시인이 찾아온

것입니다. 두 딸만 어떻게든 잘 키워내려고 남의 식당으로 다니며 살던 삶에 꿈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삶에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밭에서 잡초를 뽑다 흙 묻은 손으로 그의 첫 시인

잡초이 인생을 시작으로 시가 벌써 20편 정도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꼬부랑 할머니라는

시로 한 문예지에 출품해 신인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렇게 경만 씨에게는 시인이라는

다른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친구와 엄마까지 생겼습니다.

3개월 째, 어머니를 모시며 함께 일하며 사는 주방장 경만 씨. 바지런한 주방장과 글 쓰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어설픈 시인 을현 씨.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배달만 가면 눌러앉아 꽃구경을 하고 시골길이 익숙하지 않아 헤매기 일쑤인 초보 배달부를

보면 주방장 경만 씨는 열불이 나고 맙니다. 하지만 이런 주방장도 꼬리를 내릴 때가 있습니다.

 바로 시입니다. 을현 씨는 경만 씨의 시 선생님입니다.

 

 

작년 광주에서 을현 씨가 시 강연을 했고 경만 씨는 아무 생각 없이 찐빵이며 고구마를

삶아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경만 씨는 시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느 날 흙 묻은 손으로

을현 씨에게 건낸 글을 보고 을현 씨는 그게 자로 시다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잡초를

뽑다가 시을 외우입습니다. 한 번도 시를 써보라고 권한 적 없다는 시은은 경만 씨가

보여주는 시를 볼 때마다 슬픔 속에서 살아있는 동화적이고 순수한 감성에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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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숙이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