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송도 94세 어부 정덕성 할아버지 망둥어 잡이 번개 어시장 그 바다에 94세 청년이 산다

[인간극장 - 그 바다에 94세 청년이 산다]

 

인천 송도는 옛날 바닷가 모습은 사라지고 대부분 아파트로 둘러싸인 신도시가 되었습니다. 바다가 바로 옆에 있어도 이곳에 어부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번화가가 되었습니다.

 

출처-인간극장

바다가 바로 옆에 있어도 어부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이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송도 앞바다를 지키고 있는 어부가 있습니다. 바로 올해 94세 정덕성 옹으로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송도 앞바다에서 조개와 고기를 잡아오고 있습니다.

 

 

사리 때만 되면 스티로폼 쪽배와 삿대에 의지해 바다로 나가는 무거운 그물을 털어 낼 정도로 힘이 장사입니다. 숨 쉬는 날까지 어부로 살겠다는 94살의 할아버지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요?

 

출처-인간극장

정덕성 할아버지는 황해도 웅진에서 태어나 21살에 피난 온 실향민 청년입니다. 전쟁이 끝난 뒤 일꾼으로 모내기하러 갔던 집에서 아내를 소개받고 3남매를 낳아 오손도순 살아왔습니다.

 

평생 함께 살았던 아내는 지난해 5월, 10년 전에 앓았던 담도암이 재발 되어 손쓸 겨를도 없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딸 춘경 씨는 힘없이 앉아 있는 아버지를 지켜보다 결국 한집에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출처-인간극장

송도로 온 딸 춘경 씨는 아버지가 경운기로 한 시간정도 가던 바다를 이제 차로 모시고 함께 물에까지 들어가 그물을 올립니다. 환갑이 돼서야 아버지의 바다를 온몸으로 알라가고 있는 춘경 씨는 쉬는 법이 없는 아버지 때문에 덩달아 바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바다 일, 바쁘게 고기를 잡아 오면 식사를 마치자마자 텃밭으로 향하는 아버지,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과 다르게 계속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출처-인간극장

한 달에 보름, 고기를 잡는 사리가 끝나면 덕성 할아버지가 꼭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아내가 있는 인천 공원묘지입니다.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내와 살뜰히 인사를 나누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다음으로 가야 할 곳은 북한 땅이 보이는 임진각입니다. 그곳에 가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을 달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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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고향으로 다시 갈 거라는 마음으로 고향 바로 아래 있는 송도에 터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7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바다는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의 길이자 아내와 함께 청춘을 바친 기억 창고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눈물과 웃음이 그대로 녹아 있는 바다에 94세 청년 어부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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