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자연인 이가영 해처럼 바람처럼]
땅을 따뜻하게 비추는 해처럼,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며 흘러가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 바람 불어오는 곳에 앉아 해를 그림으로 담고 있습니다. 지독하게 어둡고 차가웠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아픈 사람들에게 그 온기가 전해지기를 희망하며 살아가는 자연인 이가영 씨를 만나 봅니다.
자연인은 여름에는 계곡에서 수영을 하고 가을에는 송이를 채취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서울에 살고 있는 이모 집에 살게 되면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두 사람은 20만 원으로 결혼을 하고 자연인이 21살 때 딸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부부 사이가 소원해졌고 아들을 낳으면 달라질까 싶어 아들도 낳으며 관계를 회복하려 했지만 결국 이혼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깊은 절망감에 빠진 그녀는 여러 번 목숨을 끊으려고 했고 몇 번의 죽을 고비도 넘겼습니다. 그러다 산속에서 살다가 죽기로 마음을 먹은 자연인.
인적 없는 깊은 산속에서 풀을 캐먹고 얼은 물을 녹여 먹으며 일 년이 흘렸습니다. 그렇게 풀숲과 강가를 오가며 4년을 살았습니다. 만약 도시에서 살았다면 시름시름 앓다 죽었을 자신을 자연이 다시 살게 했다고 말합니다.
자연에서 살아갈 힘을 얻은 그녀는 또 한 번 바람이 이끄는 대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고향의 옥순봉과 똑 닮은 봉우리 아래에 자리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자신만의 집을 지었습니다.
자연인은 티베트풍 이색 정취를 풍기는 공간에서 손수 만든 옷을 입고 천연 그대로 음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일군 터전에는 활력이 넘치고 자연의 에너지가 가득합니다.
가영 씨는 더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예뻐지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끔 마음이 힘들 때 자신만의 방식대로 봉우리에 올라 하느님 부처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달밤에 춤을 추기도 합니다.
해처럼 바람처럼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그윽한 향내를 풍기는 들꽃처럼 자연을 닮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 봅니다.
▲ 나는 자연인이다 자연인 황창환 내 마음은 호수요 육지 속 섬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