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 섬마을 엄마의 집]
고흥 금산에는 바닷가 바로 앞에 하얀 집이 있습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푸른 바다를 뒤로하고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집은 어머니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남편의 고향집입니다.
남편이 자란 첫 집은 초가집이었지만 도로보다 낮았던 집이라 빗물에 밀려오는 흙을 이기지 못하고 묻혀버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머니 환자 살았던 집이라 건설업을 하던 작은 형님이 속초에서 고흥까지 오가며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강한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서쪽으로 향을 내고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한 콘크리트 집으로 지었다는 형님, 배로 일일이 자재를 나르며 고생해서 만들었지만 덕분에 마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콘크리트 양옥집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남아 있던 집을 부부가 다시 찾은 것은 삶에 지친 몸을 쉴 곳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이곳으로 오기 전, 김해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았지만 마냥 기쁜 일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원래 미술과 음악을 전공했었기 때문에 경험도 없이 식당을 시작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설득해서 시어머니가 살았던 고향집으로 남편과 함께 도망치듯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섬에서 살 결심을 한 부부는 어머니의 집을 셀프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리모델링의 목표는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어머니가 살던 구조를 변경하지 않았고 천장을 철거해 콘크리트 벽을 드러내고 방문을 없애 개방감을 좋게 했습니다.
페인트는 아내가 전기, 수도, 배관은 남편이 직접 했고 가구도 재활용으로 만든 것이라 1층 공사비는 1100만 원으로 집 옆에 있는 창고도 직접 고쳐 작은 카페로 만들었습니다.
부부가 내려온 뒤 어머니 집은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당에는 고양이 아파트가 생겼고 부부의 집은 남편의 음식 솜씨와 음악을 찾아온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집, 이제는 섬 마을의 또 다른 문화공간이 되길 꿈꾸는 두 사람, 고향에 돌아와 새롭게 가꾸며 살고 있는 부부의 집을 함께 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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