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8시간 만에 구조된 동승자]
지난 11월 23일 오후 2시쯤 119 종합상황실에 긴급 전화가 왔습니다. 새벽 5시 50분경
음주 사고로 수리가 들어온 차 뒷좌석에 사람이 있다는 전화였습니다.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을 했지만 8시간이나 차 안에 있던 정아(가명) 씨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그녀는 경추 3~4번이 골절된 상태로 골든타임을 놓쳐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생길 수 있을까요. 경찰에 의하면 현장에 도착해 운전자에게 다른
사람이 더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운전자는 차 뒷문까지 열어보고서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운전자 박 씨의 말만 믿고 사고 처리가 끝났고 정아 씨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채
그대로 차 안에 방치가 된 것입니다.
사고 당시 차에 있던 사람은 총 세 명이었습니다. 정아씨와 정아 씨 대학 선배, 운전자
박 씨입니다. 두 명의 남자는 사고 당시의 일을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아 씨가 뒷좌석에 있던 것도 어디를 가려고 했던 것인지 전혀 기억이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남자는 세 명이 함께 노래방에서 나온 것까지만 기억나고
그 이후에 일은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아 씨가 의식을 되찾고 그날의 기억을 증언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정아 씨는 노래방에서 나온 후 식당 한 군데 더 들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곳에 CCTV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술에 취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던 운전자
박 씨의 모습에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과 구급대원도 그들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고
의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들의 동선입니다. 사고가 난 지역이 이들의 집과 반대 방향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입니다. 박 씨의 휴대전화에 남은 마지막 검색 기록은 사람이 별로
없는 공원이었습니다. 만취상태라 기억이 없다는 박 씨는 왜 이곳에 가려고 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