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네집 :: 이웃집 찰스 비제 네팔 음식 전문점 식당 리마인드 웨딩 상수동


반응형

[네팔 비제]

네팔인 비제 씨는 지난 1992년 사촌형과 함께 여행 비자로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그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2년 전, 힘들게 시작한 식당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사랑하는

아내와 귀여운 딸과 새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습니다.

음식재료를 구입하는 것부터 재료 준비는 물론 청소까지 식당의 모든 일은 직접하고

있습니다.

향신료 등 식재료 구입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직접 이태원을 찾아 장을 보는데 매일

무거운 짐을 들고 지하철을 타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직원을 두고 있을 여력이

되지 않아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도 아까워 식당 구석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왔지만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이 된 비제 씨를 만나 봅니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 부부는 과거 잠시 했던 극단의 연극 연습을 응원하기 위해

찾았습니다.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등의 사회 문제를 연극으로 풀어나가는 극단은

2011년 비제 씨와 아내가 함께 활동했던 곳입니다. 가족처럼 비제 씨를 아껴주는 사

사람, 극단의 단장님은 비제 씨와 힘들 때마다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조력자

입니다.

공연을 했을 때 네팔 전통춤을 췄던 비제 씨는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불법체료 노동자와 유학파 커플의 사랑은 환영받지 못했고 웨딩드레스 하나 없이 혼인

서약만으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힘들었던 삶을 이겨낸 부부는 네팔 전통 혼례복을

입고 14년 만에 리마인드 웨딩을 합니다.

 

 

비제 씨는 아내와 딸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사춘기가

되면서 아빠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보낸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빠를 부르는 호칭은 아빠가 아닌 뒷방입니다. 기자 일로 바쁜 아내 대신 어린 딸의

육아를 책임졌던 비제 씨. 아빠와 딸의 갈등이 깊어지고 결국 함께 심리 상담을 통해

힘겹게 입을 연 딸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장사를 시작 후 2년 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딸이 아빠 가게를 찾았습니다.

비제 씨 부부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분주하게 요리를 시작합니다. 딸을 위한 메뉴는

미역국과 보쌈입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가족여행으로 딸이 좋아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인천 월미도로 가봅니다. 너무나

사랑해서 생긴 서운함과 오래를 풀고 진짜 하나가 된 비제 씨 가족을 만나 봅니다.

반응형
Posted by 영숙이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