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이천 세모 집]
경기도 이천에는 세모로 가득한 집을 만들어 살고 있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최봉수, 송영숙 부부로 시골 마을의 평범한 스카이라인 사이로 감각형 지붕부터 마당의 삼각형 데크에 천정과 모서리까지 삼각형으로 만든 세모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집 안에는 커다란 그림이 걸려 있는 3m 정면 벽과 벽지를 바르지 않고 크랙을 그대로 살려 마감해 카페나 갤러리에 있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출콘크리트를 통해서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2층이 없어 탁 트인 층고로는 햇볕이 잘 들어오고 있습니다.
카페처럼 지은 세모 집의 설계를 주도한 아내 영숙 씨와 “모든 것은 아내 뜻대로 지어주세요”라고 말하며 무조건 따라주었던 남편, 하지만 남편이 고집부린 것이 딱 하나 있었는데 정남향으로 집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호리병 모양의 집터로 정남향으로 집을 지으면 도저히 네모반듯한 모양이 나오지 않아 네모가 아니라 곳곳이 틀어진 세모 모양의 집을 짓게 된 것입니다.
남편이 집을 정남향으로 고집한 것은 패션 회사를 은퇴하고 나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였습니다. 집안 곳곳에 창을 설치해 아내가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게 햇빛이 가득 들어오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아내는 미국에서 미술 공부하는 딸이 그린 그림을 걸기 위해서 3m 벽을 요청했고 벽에 다른 장식 없이 노출콘크리트를 원했습니다. 이렇게 카페 분위기가 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또 부부는 자신의 집으로 인해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조망권이 방해받지 않는 것도 신경 썼습니다. 조망권을 배려해 더 높게 집을 지울 수 있었지만 1층과 다락만 만든 것입니다.
마당의 담을 낮춰 이웃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고 집 앞 진입로에 낮은 데크를 깔아 이웃들이 앉을 수 있게 배려을 했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따뜻한 동네의 소중한 주민이 되었습니다.
<소소유락> “놀고먹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이곳의 이름에 맞춰 편안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 비록 넓은 땅은 아니지만 넓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집을 찾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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