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 함양 지리산 된장녀와 된장남]
경남 함양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곳에 허점순, 이학구 씨 부부 집이 있습니다. 부부의 부엌 아궁이는 1년 365일 불이 식을 날이 없습니다. 겨울이 되면 커다란 가마솥에서 사흘에 한 번 씩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메주콩과 옻나무, 그리고 고추장이 만들어 집니다.
부부는 원래 함양읍에서 도배 장식을 했지만 일을 해주고 돈을 떼이는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던 차 우연하게 들린 산골 마을에 반해 귀촌을 결심했습니다.
“장을 만들면 참 좋을 손이다”라는 스님의 말에 운명처럼 장까지 직접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렇게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된장녀가 된 점순 씨는 친정어머니가 했던 방식 그대로 재래식 아궁이에서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혼자라면 하지 못 했을 일들을 남편 학구 씨가 있어서 간장을 담을 때 필요한 옻물을 내릴 때 콩을 삶아 으깰 때 언제나 아내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함양에서 인물 좋기로 유명했던 남자 학구 씨, 톡톡 튀는 매력에 통통한 모습이 복스럽게 보였던 점순 씨에게 반해 3년 동안 점순 씨네 농사를 지어줬습니다. 그 시절 흔하지 않은 연애 끝에 결혼해 50년 동안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장을 만들 때 사용할 옻농사를 짓고 감나무를 키워 동절기에는 곶감도 만들고 있습니다. 산골에서 겨울이 농한기지만 부부에게는 예외입니다. 진액이 올라오는 옻나무도 베어야 하고 된장도 담가야하고 감나무 전지에 곶감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급한 성격의 점순 씨 눈에는 사방이 일거리, 장을 담기 시작하면서 허리 병을 생겨 시술과 수술까지 6~7번 하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발생합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을 호출합니다.
아내의 허리 통증을 잘 알기에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있지만 남편 아이도 이제 팔순, 일에 또 일이 몰아치는 어느 날 “더는 못하겠다”며 남편이 자리를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하는 점순 씨, 설 명절을 앞두고 단맛이 잘 든 검붉은 먹시 포장을 나섰습니다. 말없이 일손을 서두르다가 남편에게 그날을 아느냐 물었습니다.
50년을 함께 사는 동안 남편은 당신의 생일 한 번 챙겨준 쩍이 없었습니다. 젊었을 때 결혼반지까지 팔았을 정도로 힘들었던 결혼 생활로 생일을 잃어 버리더니 이젠 나이가 먹어 기억력 탓이라며 또 잊었습니다.
올해도 아내의 생일을 또 잊어버렸으니 조만간 있을 50주년에 마음 담긴 선물을 전할 참입니다. 된장처럼 구수한 여자와 곶감처럼 달콤하면 좋을 남자의 50번째 결혼기념일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출연자 연락처>
허점순 : 010-6556-5451
이학구 : 010-2188-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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