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네집 :: '2019/01/18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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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극기행- 찬바람 불어야 제 맛]

동지는 이년 중 가장 밤이 길다고 합니다. 동짓날 옛날부터 선조들이 해먹던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동지팥죽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해먹기 쉽지

않지만 그 맛은 일품입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붉은 팥알 쏟아 넣고 아궁이

굴뚝 연기 피어오르면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팥을 뭉근하게 삶은 것은 아궁이에게 맡겨두고 마을 사람들은 한곳에 둘어

안자 새알심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손도 바쁘고 입보 바쁘고 온 동네가 들썩들썩입니다. 동지밭죽 끓여먹으며

시끌벅적 하게 액운을 날리는 강원도 정선에 살고 있는 류성복 조명자 부부.

이들의 집은 잔칫날이 따로 없습니다.

 

 

평생을 밤농사 지어 온 경남 합천의 전용원, 이년자 부부는 겨울이 되면

장작불에 구워먹는 밤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아궁이 앞에 나란히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결혼을 한지 50년도 넘은 세월, 첫 만남의 곱던 모습 대신

성치 않은 걸음을 내딛는 아내를 볼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안쓰럽습니다.

젊은 날 고생을 시킨 아내를 위해 이제는 아내의 손발이 되어주는 남편.

 

 

아궁이 안에 불쏘시개 밀어 넣고 나기 옛 생각이 솔솔 떠오릅니다.

혼례식 올리던 날, 아내에게 부러주었던 권주가가 저저로 흘러나오고

천년만년 잘 살아보자 약속했던 그때 그날로 천천히 돌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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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숙이네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