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계곡 물이 흐르는 곳을 따라가면 오늘의 주인공인 자연인 김학기 씨가
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80년 된 화전민의 집을 직접 보수해서 만든 자연인의
보금자리. 자연인은 설비 경력 40년으로 폐자재와 고목을 이용해서 집은 보수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나 씻을 때고 약초로 한다는 자연인의 신조는 “모르면 풀, 알면 약초”라고
합니다. 23가지 약초를 넣고 6시간 동안 진하게 끓여낸 약초 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먹기도 하고 피부에 바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벼를 3년 동안 쌓아두고 먹었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13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집안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17살에 설비공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나이도 어리고 제대로 배운 것이 없어 힘든 일만해야 했습니다.
외딴 곳에서 공사를 할 때에는 물 한 통으로 먹고 씻기까지 해야 했고 한번 출장을
가게 되면 3년 동안 현장에서 일을 해야했습니다. 나이와 학벌이라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 4년 동안 하루 4시간씩 자면서 자격증도 8개나 땄습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40대 중반에 현장 감독까지 맡게 되었고 한 달에 2000~3000만원을 벌 정도로 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건설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 공탁금이 필요하다는 지인의 말에 7~8억을 투자했다가
재산을 모두 날려버리게 되었습니다. 힘들게 모은 재산을 날려버린 것보다 가족들을 힘든
상황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산으로 향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으려고 설산에
올랐지만 죽지 못했고 독초를 먹고 죽으려고 입에 넣었지만 씹지 못하고 뱉고 말았습니다.
홀로 자식들을 힘들게 키우며 고생하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만 흘렸던 자연인.
산에서 다시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진정한 인생을 살고 있는 자연인 김학기
씨를 만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