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 있는 한 산골 마을에는 북에서 온 이광일, 장경희 씨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함경남도 시골 출신인 이광일 씨는 어린 나이에 육성 선수를 했지만 가난과
배고픔에 지쳐 아버지와 함께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언어장애인 흉내까지 내며
목숨을 건 탈북을 해서 남한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영양실조로 잃고 4남매
가장이 되어야 했던 강경희 씨는 부모님처럼 죽지 않기 위해서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중국과 태국 등을 거치며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경희 씨.
두 사람은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을 돕는 하나원에서 처음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탈북을 했지만 남한 생활은 그들이 생각했던 천국이 아니었습니다.
새터민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 속에서 안 가본 곳이 없고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쉴 큼 없이 부부는 새로운 곳에 정착하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닥치는 대로 일하며 건강을 잃은 광일 씨는 산나물이라도 뜯어 먹으면 굶어 죽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귀촌을 했습니다. 그렇게 영동의 외진 산골로 들어온 것입니다.
처음 시골 마을 생활은 편견도 있었지만 모든 일이 솔선수범하며 부지런히 일하는
부부를 마을 사람들은 인정하고 신임을 받으며 영농지도자라는 중책도 맡았습니다.
경희 씨는 남편 때문에 허릴 펼 날이 없습니다. 포도, 감자, 고추, 마늘까지 손대지
않은 농작물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매일 포도밭, 고추밭으로 출근을 해야 합니다.
북에서 죽을 정도로 가난과 배고픔을 경험했던 부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동에서 대농이 되어 대한민국에 뿌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심은 포도가 황금 포도가 될 때까지 밤낮없이 일하는 광일 씨와 요양병원에
일을 하며 가장 노릇을 하는 경희 씨.
힘든 생활에서도 꿈이 있어 견딜 수 있다는 부부의 제 2의 고향 만들기 프로젝트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