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 만만한 집 단단한 집]
가평의 한 시골 마을, 마을버스 종점에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창고 같은 집이 있습니다. 창고를 지을 때 볼 수 있는 양철 슬레이트로 올린 지붕과 집 뒤편을 검은색으로 칠한 집은 마을 한가운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층 구조로 조금은 간단해 보인다고 하지만 나무원의 경우 층고가 높아 개방감을 더하고 문을 달지 않은 원룸형 구조로 더 넓은 느낌입니다. 비가 올 때는 지붕 아래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배경이 되는 작은 창은 전혀 심심해 보이지 않습니다.
집의 이름은 나무원으로 나무아미타불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나무원은 책이나 음반, CD 같이 비울 수 없는 것들은 최대한 비우고 최소한의 것들로 채운 집입니다.
창문이 없는 트랜스포머 같은 집을 들여다보며 화려한 글라디올러스 꽃보다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만만한 들꽃이 좋다고 하는 건축주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남호 씨 부부는 집을 짓기 전부터 마을 사람들과 어울렸습니다. 전원생활이 아니라 시골 생활을 하기 위해 작은 집을 지었습니다. 집이 완성됐다는 것은 최소한의 조건이 갖추어진 것으로 사람의 삶이 배어들면서 집이 완성되어 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