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철학자들 - 베르나르도 신부의 농사 삼매경]
“자연의 철학자들” 26회에서는 흙을 만지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서명원(베르나르도) 신부의 철학을 함께 들어봅니다. 사방이 모두 돌밭이라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으 돌을 줍고 땅을 일궈 지금의 너른 밭이 된 이곳에서 “농사 삼매경”에 빠진 신부가 있습니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힘든 것도 잊어버리고 일에 빠져 16시간 동안 일을 할 때도 있다는 서명원 신부, 출발선은 돌밭이었지만 목적지는 성도라고 말하는 그에게 농사는 곧 수행입니다.
하지만 농부가 되기까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3대째 의사였던 집안에 태어나 의사가 되어야 할 운명으로 살던 그는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5년 동안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사제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12년 전, 마침내 꿈에 그리던 농부가 되어 자연을 벗 삼아 또 다른 수행의 길(도전돌밭공동체)을 가고 있습니다.
신부가 키우는 닭들은 자유롭게 마당을 돌아다닙니다. 닭들의 자유를 위해서 풀어 놓고 기르다 보니 알을 어디에 낳는지 알 수 없어 달걀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한번 자유를 맛본 닭들은 더 이상 가둬 키울 수 없고 가만히 지켜보면 닭들의 세계도 인간만큼 냉혹하다고 합니다.
그중 왕따 닭, 수로는 서신부의 마음이 가장 쓰이는 닭으로 알에서 깨어났다는 역사 속 인물인 수로왕의 이름을 따서 수로라고 이름을 지었지만 왕이 되기는커녕 마음 편히 먹이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명원 신부에게는 특별한 친구가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불교학을 강의하던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나 벗이 된 홍진스님입니다. 두 사람은 다름 속에서 변함없이 서로를 존중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명원 신부에게 밭일을 하는 것은 부처님 앞에서 삼천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수행입니다. 반대로 스님에게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수행의 의미는 다르지만 자연 속에서 한 몸 한마음이 되는 신부와 스님, 두 사람의 선문답도 숲의 길처럼 아름답습니다.
서명원 신부는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사명감 있는 농부로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먹는 음식의 일부라도 만드는 것이 흙과의 관계, 즉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자연 속에 뿌리내린 농부가 되기 위해서 굽이굽이 먼 길을 돌고 돌아 비로소 한국의 땅, 도를 완성해간다는 여주 “도전리”에 뿌리를 내린 서명원 신부를 만나 봅니다.
■ 도전돌밭공동체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새향길 27-8
▲ 자연의 철학자들 산청 유정란 유기농 자연방목 달걀 계란 농장 택배 구입처 둔철산 최세현 이종숙 부부 꼬꼬호텔 우리는 숲처럼 산다 숲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