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은둔의 아지트 1부, 수류골 그 사나이]
강원도 정선에는 9년 째 흙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인공 유돈학 씨로 그를 만나기 위해서 가는 길은 꽁꽁 얼어붙어 빙판길에 되어 너무나도 힘든 여정입니다. 차바퀴는 얼음 위에서 헛돌기 시작하고 살얼음판 길은 한 발 내딛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연 제작진 수류골에 살고 있는 유돈학 씨를 만날 수 있을까요?
힘들고 어렵게 도착한 유돈학 씨 집은 100년이 넘은 흙집입니다. 한겨울에는 날만 조금 흐려도 오늘처럼 이곳은 고립무원이 됩니다. 유돈학 씨가 이곳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젊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심근경색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내에게 등 떠밀려 혼자 흙집에 온 것은 순전히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의 하루는 주루막을 메고 사람을 보기 힘든 산중에 오르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가파른 산비탈을 평지 걷듯 다니는 그는 피를 맑게 하는 대물 단풍마를 단번에 찾아냅니다.
유돈학 씨는 단풍마 덕에 건강을 회복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학 씨가 겨울 산에 오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산중에 추운 겨울을 버칠 수 있게 해주는 땔감 때문입니다. 나무 한 짐 도끼질해서 쟁여두고 겨울 월동에 들어간 토종벌통도 관리하고 아궁이에 군불 지펴두면 추운 한파에도 적정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어머니에게 배운 정선 토속음식인 “가수기”까지 한 그릇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등 떠밀려 들어온 이곳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은 수류골 사나이 유돈학 씨를 만나 봅니다.
정선 토속음식인 가수기는 멸치 육수에 된장 풀어 육수가 끓어오르면 면발을 넣어 줍니다. 여기에 대파와 마늘을 넣어 정선 갓김치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맛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