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산, 꽹과리와 장구에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사나이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자연인 양명석 씨입니다. 하루 1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는 자연인은 마당에 직접 만든
운동기구를 갖춰 놓고 일흔이 넘은 나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근육을 보여줍니다.
자연인은 9남매로 어려운 가정 형편에 학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19살에 서울로
올라와 일을 시작했고 젊은 날 잠을 줄이면서 열심히 미장일을 배웠습니다.
27살에 결혼 후 가족을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으로 미장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리 사육이 수익성이 좋다는 말에 오리 3천여
마리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익보다 비싼 사료 값에 판로까지 막혀 실패를
했습니다. 그 뒤 채소 장사와 정육점, 각종 식당, 노래방 등 무려 9번이나 바꿔가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일을 했지만 큰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자연인은 40대 초반의 아들이 뇌경색 진단을 받으면서 자연인은
아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남들은 은퇴를 하는 나이에 송어횟집 주방장으로
취직해 밤낮없이 일을 해야 했고 주방장 일을 2년 8개월 정도 했을 때 아들이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고 자연인은 갈망하던 산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산에서 남은 인생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손,발톱이 빠지도록 일을 해서
집을 완성했습니다. 젊은 시절 했던 미장기술로 토굴과 찜질방은 전문가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먹고 사는게 바빠 하지 못했던 목공예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식당에서 일했던
자연인은 한 끼라도 대충 먹는 법이 없습니다. 자연인이 즐겨 먹는 것 중에 한가지인
방아부침개와 어죽은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아팠던 아들을 위해서 매일 산을 올라 신비의 약초라고 불리는 “송근봉”을 술로 담가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인은 이제 이곳으로 들어올
아내를 위해 아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과일나무와 채소를 심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