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산을 찾은 남자가 있습니다. 천직으로 생각했던 교직을
떠나 스스로 자연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한 자연인 정경윤(62) 씨입니다. 자연인은
결혼하고 10년이 조금 지나서 늦둥이 넷째가 생겼습니다. 딸 셋을 두고 있었기에
넷째는 아들이길 바랬습니다. 출산을 기다리던 어느 날, 갑자기 아내의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입원을 했지만 아내의 건강은 악화됐고 급하게 수술을 해야했습니다.
가까운 도시의 대학병원으로 옮기던 중 아내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배 속의 아이에게
영향이 미쳤습니다.
힘들게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지만 지적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이였지만... 그렇게 울고만 있을 수 없어 서울의 큰 병원을 모두 찾아가
봤지만 시간이 지나 봐야 안다거나 수술로 고칠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독사와 청개구리를 먹으면 좋다는 꿈을 꾸고 수소문을 해서 독사를 끓여 아들에게
먹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산을 찾았습니다.
주말이면 아들을 이끌고 산을 오르내리고, 처음 몇 발짝 걷기도 힘들어 하던 아들은
점점 더 멀리 걷기 시작했고 건강이 좋아질수록 아들의 얼굴에 웃음과 사신감이
생겼습니다.
정년을 5년 앞두고 자연인은 산으로 들어와 살기로 했습니다.
대나무 뿌리를 3개월 동안 뽑아내고 나무와 흙을 날라 5개월 동안 집을 지었습니다.
텃밭에 채소를 심고 산에 올라 몸에 좋은 약초를 배워나갔습니다.
작은 식물이라도하찮게 여기지 않고 정성을 쏟은 자연인. 오늘도 산골에서 가족과 함께
살 날을 기다리며 자연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을 위해서 산을 찾았지만
지금은 자연인의 인생도 슬픔 대신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