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가을 산, 이곳에 있는 깊은 골짜기 속에 그림 같은 흙집을 짓고 살고 있는
자연인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부끄러운 웃음을 보이는 소녀 같은 여인 김영숙 씨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여자의 몸으로 자연에서 흙과 나무, 돌로 자연 속 보금자리를
만들어 살고 있습니다. 평평한 돌을 골라 거실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자연인의
노력과 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마당에는 텃밭과 소나무 그늘아래 만들어 놓은
평상까지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살고 있습니다.
자연인은 스무 살에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을 수 없었고
굶는 두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남의 집 품일을 도와주며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힘들게 돈을 모아 옷가게를 시작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돈이 생기자 남편이
부동산 사업을 하겠다며 밖으로 돌다 결국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두 아이만을 생각하며
버텼지만 결국 32살에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능력이 부족하다 판단에 양육권과 전 재산을 남편에게 주고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옷가게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지인의 소개로
시작한 운수사업도 망해 보증을 서줬던 아버지와 남동생 집까지 세 채의 집을 날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마음을 다잡아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불행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강도가 집에 들어와 그녀를 칼로 찌른 것입니다. 맨손으로 칼을 잡아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고 인생 가장 바닥까지 갔던 그녀는 더욱 단단하게 되었습니다.
부지런하게 생계를 이어가던 중 발견한 아름다운 산속 집 터. 첫눈에 반해 언젠가는
여기서 살게 해달라고 산신께 기도를 드리고 그 후 1년 만에 운명처럼 이곳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모든 것에 감사와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틀로 흙벽돌에 진흙을 발라 굴뚝을 만들고 비 오는 날에는 뜨개질을
하며 산 중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가오리무침을
푸짐하게 차리고 도토리 전에 직접 만든 동동주, 송이와 싸리버섯을 푸짐하게 넣어
끓인 된장찌개, 감자떡까지 자연으로 차친 음식들로 한 상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