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에서는 5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4남매의 엄마를 소개합니다.
당시 막내딸 나이가 다섯 살이였습니다. 두 번의 수술과 50번이 넘는 항암 수술을
했지만 암 세포는 온몸에 펴져나갔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지며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가슴으로 품은 큰딸부터 막내딸까지 네 명의 아이들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힘든 투병생활 때문에 이불 속에 갇펴 고통에 시름하기도 했지만 어릴 때부터
화통한 성격이라서 포기하고 굴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독한 사람이라서 독한 암이
왔다는 옥미 씨.
그냥 누워있으면 병에 집중할까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고 아이들 기펴라고 학부모 활동도
열심히입니다. 겨울에는 썰매를 타고 봄에는 꽃놀이를 가자며 아이들을 이끌지만 약속된
미래가 없기에 더욱더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입니다.
옥미 씨는 15년 전 남편 심명원 씨를 만났습니다. 남편은 당시 이혼을 하고 홀로 딸
보민이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없는 보민이는 옥미 씨를 애처롭게 따랐고 옥미
씨도 그런 아이가 예뻤습니다. 결혼한 부부는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점점 안 좋아지던 아내의 몸에 매달리던 아이들, 하지만 아내는 힘든 몸이지만 언제나
웃었습니다. 엄마는 살림 뿐아니라 학교 행사까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사마저 옥미 씨의 투병의지에 감탄을 했고 남편도 정신이 번쩍 들게 했습니다.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아내의 고향인 제주로 내려온 가족, 막노동부터 택배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하고 틈날 때면 자격증에 도전하며 레미콘 기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편은 술과 담배도 끊고 가족만 바라보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아내 덕에 시작한 제2의
인생 이제는 보답하고 싶고 함께 늙어가고 싶습니다.
긴 투병생활의 버팀목은 아제 20살, 14살, 11살, 10살 네 명의 아이들입니다. 엄마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엄마 품에 안기는 작은아이들. 아이들은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아파서
엄마는 그냥 아픈 사람인 줄만 알고 있습니다.
큰딸은 예쁘게 잘 자라 이제 부모 곁을 떠나 독립을 시작합니다. 사춘기인 둘째와 아픈
엄마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어린아이들까지 옥미 씨는 이런 아이들을
보면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는 마음과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픈 사람과 이별을 그린 동화잭을 보던 지환이는 엄마 품속에 얼굴을 비비며 엄마는
지구별에서 빨리 떠나면 안 된다고 논물을 펑펑 쏟아냅니다.
통증에 아이들 앞에서 무기력해지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옥미 씨의
형제들입니다. 목미 씨는 7남매 중 여섯째로 막내여동생입니다. 형제자매들은 다달이
치료비를 모아 주고 세 언니는 돌아가며 병간호를 해주고 있습니다. 5분 거리에 사는
두 언니가 아침저녁 오가며 살림과 아이들을 돌봐 주고 명절이면 시댁 제사를 마치고
옥미 씨 집에서 전을 부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 같은 언니들이 있어 옥미 씨는 편히 아플 수 있습니다. 옥미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형제자매들과 다 같이 여행가기”입니다. 언니들은 여동생에게 3년만 더 살면 가장을
사주겠다, 건물을 사주겠다는 등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소녀처럼 웃는 자매들, 막내여동생이
투병을 포기하지 않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