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키는 건축가]
소록도는 1916년부터 현재까지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픈 사연이 많은 곳입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이곳을 지키는 건축가에 대해서 알아 봅니다. 소록도의 집을 보존하여
기억의 소생을 이루고자 합니다. 소록도에 살던 한센인들의 아픈 역사가 잊히지 않도록
직접 마을을 복원하고 있는 조성룡 건축가의 이야기를 함께 합니다.
조성룡 건축가가 소록도에 들어온 것은 5년 전입니다. 이곳에 있는 한 폐교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해달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안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쉽게 작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누구도 살지 않지만 한때는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었던 곳을 천천히 소멸하도록 건축을 통해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조성룡 건축가는 집이 무너지면 과거의 모든 기억도 함께 무너진다고 합니다. 그는
건물을 복원함으로써 당시의 기억도 함께 소생시킵니다. 소록도는 1916년 일본에 의해
소록도에 자혜의원을 설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센병 환자들이 격리되었고 그들의
치료와 노동이 이루어지던 곳입니다. 해방 후에도 우리 정부에서는 똑같은 방법으로
약 6000명이 넘는 환자들을 격리시켰습니다.
소록도에 있는 집들은 한센인들이 아픔이 담긴 공간입니다. 지금 조성룡 건축가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집의 형태를 최대한 복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한센인의
슬픈 기억을 건축으로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