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동갑내기 영농일기]
농사가 체질인 23살 동갑내기 신승재, 천혜린 씨는 충북 괴산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고추밭에서 감자밭에서 티격태격하다가도 한 사람이 트로트를 부르면 함께 부르는 천생연분입니다. 오늘도 젊은 부부는 영농일기를 써 내려 갑니다.신승재 씨는 23살에 세 식구의 가장이자 한우 80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소밥부터 주고 얼마 전부터는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도 따서 마을 곳곳에 있는 축사로 출장을 다니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남편 보다 아내 혜린 씨는 더 부지런합니다. 남편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이유식도 만들고 남편이 바쁠 때 축사일도 하고 있습니다. 23살 다른 친구들은 한창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에 어떻게 부부는 농촌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일까요.
괴산에서 평소 소를 키워온 부모님 의 뒤를 이어 승재 씨는 농수산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승재 씨에게는 소를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혜린 씨는 학교 체육대회에서 씨름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여린 몸으로 과연 씨름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몸집이 두 배가 넘는 상대를 그대로 메다꽂았습니다.
함께 소를 키울 여자가 이상형이었던 승재 씨는 혜린 씨를 보자마자 “이 여자다” 싶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혜린 씨를 찾아 다닌 승재 씨는 식량작물학과에 다니는 천혜린이라는 학생에 대해서 알아냈고 술자리에서 어렵게 통성명을 했는데 생일까지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시골 출신인 혜린 씨와 말이 잘 통했고 마음을 먹으면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에 승재 씨는 혜린 씨 마음도 열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연애를 하고 졸업을 하고 난 뒤 평생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살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하기 전에 혜린 씨가 임신을 했습니다. 약간 두려웠지만 둘이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시부모님에게는 허락을 받았지만 친정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으러 가는 길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스물에 결혼해 혜린 씨 남매를 낳고 낮에는 중장비를 퇴근하면 논으로 가서 농사를 지었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혜린 씨는 이런 아버지의 농사를 도우며 논에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는 꿈을 품고 들어간 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였습니다.
혜린 씨는 아버지가 배신감을 느낄까 연애하고 있다는 것도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했다고 하면 아버지가 너무나 실망을 하지 않을까 막막했습니다. 승재 씨는 땅문서에 축사 문서까지 들고 찾아갔지만 둘 다 보기 싫다는 아버지, 하지만 결국 아버지는 백기를 들었습니다.
지난겨울 아들 재호가 태어나고 젊은 부부는 축사 옆 건물에서 신혼집을 차렸습니다.
농사를 짓고 있는 부부는 매일 새롭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가을에 처음으로 애지중지
키운 소를 우시장에 출하할 생각에 설렙니다.
승재 씨는 가축인공수정 출장도 다니고 소를 태울 새 트럭도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승재 씨는 생애 처음 자신의 논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앙기 운전까지 배워 첫 모내기를 해 봅니다. 그리고 처가댁 모내기도 도와 드리기 위해서 전남 벌교로 달려갑니다.
농사일과 축사일 그거에 살림, 육아까지 어떤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지만 함께 있어 시골 생활이 더 좋다는 젊은 부부의 영농일기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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